제목은 서류 탈락 후기이지만 취업 준비를 시작한 입장에서 배우고 느낀 것,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할지 나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다. 혹시 캐논코리아 채용에 관한 정보를 원한다면 그런 글은 아니다.
지금껏 블로그를 쓴 이유는 그저 공부하고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목적을 가지고 내가 해당 시점에 가지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곱씹어 보는 수단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24년 졸업을 앞두고 취준생이 된 현재 시점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솔직하게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첫 글로 캐논코리아 불합격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얼마 전, 외국계 기업에서 SW 개발을 하고 싶다는 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공고가 올라온 캐논코리아 인턴을 경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다. SW 연구개발 직무였고 복합기, 복사기 등에 들어가는 SW 개발 직무였기에 특히나 좋은 공고였고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서류 준비 기간은 길게 잡아서 1주일, 제대로 작성한 건 이틀 남짓이었던 것 같다. 처음 지원서를 작성해 보는 거라 기간을 길게 잡고 수정해 나갔어야 했다. 항상 그랬듯이 '붙으면 좋은 거고 안 붙으면 경험이야'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준비했다. 불합격한 가장 큰 원인도 이러한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는 이런 생각을 버리는 것이 공부하는 것보다 먼저인 듯하다.
자소서에서 요구하는 문항들을 준비하면서 여러 기업들의 자소서 문항을 접했고 기업들의 채용 자소서 문항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래서 비슷한 문항의 자소서 예시들을 구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비슷한 느낌으로 작성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캐논 코리아 자소서 문항은 다음과 같았다.
1. 지원자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지원자님의 현재 모습에 영향을 끼친 경험이나 상황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삶의 가치관, 성격, 성향 등)
2. 실패와 성공 여부를 떠나, 스스로 목표를 세워 도전해 본 경험과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주세요.
3. 혼자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성취한 경험에 대해 기술해주세요.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우셨나요?
4. 지원하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어떠한 준비와 노력을 하셨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해 주세요. (직무수행경험/대외활동/프로젝트/공모전/학습과정 등).
불합격 메일을 받고 내가 썼던 자소서를 다시금 읽어보니 왜 떨어졌는지 알 것 같았다. 각 문항의 답변에 적을 소재들을 여기저기서 찾아서 끼워 넣었고, 결국 자소서를 읽었을 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있어도 메리트가 없는 지원자일 뿐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나조차도 '나'라는 사람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쓴 자소서를 회사에서 읽었을 때 알 리가 없다. 블로그를 제대로 써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이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솔직히 드러내고 냉정히 스스로를 판단하고 발전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하면서이다.
어제는 서점에서 김성근 감독님의 에세이 '인생은 실전이다'를 1/3 가량 읽고 왔다. 김성근 감독 재임 시절에도 SK 팬이었던 지라 항상 존경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감독님의 어린 시절,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선수 생활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마감됐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행에서 일하게 된 어린 시절 김성근은 야구를 너무 사랑했고 은행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항상 일을 배우려고 노력했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셨다고 한다. 그게 김성근이라는 사람의 삶의 태도이다. 젊은 사람들은 그게 부족하다고 한다. 항상 베스트로 하는 것. 정확히 나를 두고 하는 말이라 한 마디 한 마디가 꽂혀 들어왔다. 베스트를 하고 후회 없이 떠나는 것과 베스트를 하지 못하고 합리화하는 것은 앞으로 인생을 바꿀 태도가 될 것이다. 캐논 코리아 서류를 준비할 때도 내가 가진 경험, 능력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최선을 다해 자기소개를 작성했어야 했다.
짧고 굵게 하는 것이 길게 가는 법이다. 길게 가려는 사람은 길게 가지 못한다. 누구보다 길게 가시는 김성근 감독님의 말씀이라 신뢰가 간다. 사람은 쉽게 안 바뀐다는 것을 잘 안다. 몇 년째 무기력하게 살아온 나지만 작은 것부터 베스트를 해나가고 그게 내 삶의 태도가 되어 바뀌어 나가길 바란다.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 붙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은 글에서도 드러난다. 인프런 CTO이신 향로님이 유튜브에서 합격하는 사람의 자소서에 대해 말씀하시더라. 나는 자소서를 쓰면서 '꼭 붙고 싶다', '읽는 사람의 생각은 어떨까' 고민해 본 적은 있나 싶다.
열심히 할수록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운은 흐른다.
SW 마에스트로 모집이 일주일가량 남았고 코딩 테스트가 한 달 정도 남았다. 2/2는 삼성 SDS 알고리즘 특강 결과 발표가 있는 날이다. 기회들이 눈앞에 있고 하나씩 잡아나가야겠다.
첫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제출해보면서 부족한 점이 분명히 보였고 그것을 정확히 인지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한편으로는 스스로 너무 자책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부족하다는 걸 안다는 건 길이 보인다는 거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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